Orange Board 4.0

1.1.고온사용설비의 수명평가 기술

공업 선진국들은 공통적으로 대부분의 화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 화학공장 및 정유공장들의 사용기간이 오래되어, 공장 기계설비들이 원래 설계수명인 30 ~ 40년을 지나 사용되어 오고 있다. 이러한 노후설비를 폐기하고 새로운 설비를 건설하려면 경제적 부담 외에도 신축에 따른 법적 절차가 까다로워져서, 기존의 노후설비를 폐기하지 않고, 수명을 연장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게 되었다. 따라서 선진 외국에서는 노후설비의 수명평가 기술(life-assessment technology)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하다. 국내에서는 수명평가 기술을 연구 하는 목적이 (i)설비의 노후로 인한 가동 중단시 발생되는 결제적 손실 방지 (ii)정상 운전 조건이 설비의 노후로 인해 설비에 과부하를 주는지 여부의 점검 필요성 (iii)새로운 설비 건설을 위한 부지 확보의 어려움 및 수요의 급증 등에 따른 노후설비 사용의 불가피성 등에 있다면, 외국에서는 이점 외에도 (iv)환경 및 안전 관련 규제 법규의 강화에 따른 설비의 계획적인 운용의 필요성, (v)새로운 설비보다 더욱 강화된 검사기준 및 점검기준의 필요성, (vi)새로운 설비의 건축 기간 중 노후설비의 연장 사용 필요성 등 때문에 수명평가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설비 노후의 가장 큰 원인은 재료열화(material degradation)이다. 재료열화를 발생시키는 요인은 오랜 사용 시간, 고온환경, 부화조건, 부식환경 등이며, 대개의 경우는 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열화를 진행시킨다. 화력발전설비에 있어서 재료열화에 의한 노후 때문에 수명평가 기술의 적용이 필요한 대표적 설비 요소로는 증기 보일러의 파이프, 헤더, 튜브와 증기 터빈의 로터, 케이싱 블레이드 등이며, 일반적으로 수명평가 기술은 각 요소 공통적으로 다음의 기술로 분류된다.

A. 사용 중인 설비의 실제 응력분포 조건 또는 요소응력을 알아내는 기술

B. 설비구성 재료의 사용시간 또는 조건에 따른 재료 물성의 변화를 알아내는 기술

C. 정량적으로 수명을 평가할 수 있는 기술(모델).

A를 위해서는 이론적 해석(유한요소해석) 또는 고온변형게이지, SPATE 등을 이용한 응력즉정 등을 실시한다. B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재료시험을 실시하는 것이지만, 대개의 경우 설비에서 재료시험용 시편을 재취하기는 어려우므로, 이런 경우 아주 작은 시편을 재취하여 소형시편으로 재료시험을 실시하는 소형시편 기법(miniature specimen technology)이 개발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 간접적으로 재료물성을 측정하는 비파괴적인 방법으로 와류탐상법, 자성측정법, 초음파 측정법, X-선 측정법, 표면복제법, 경도법 등도 사용된다. 그러나 수명평가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후자와 전자를 복합하여, 우선 비파괴적 방법으로 극히 재료가 열화된 부분을 찾아낸 후, 이 부분에 대해서만 소형시편을 채취해 재료시험을 행함으로써 열화된 물성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다. C의 경우 여러 모델이 개발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정량적 수명 예측법 중의 하나로서 TDFM (time-dependent fracture mechanics)이론에 의해 크리프, 피로 또는 크리프-피로 손상에 의해 균열이 성장할 때 설비의 균열 성장에 의한 수명을 예측하는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2. 수명평가 기술에 관한 연구 동향

국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는 보일러 튜브 사고가 화력발전소의 강제 정지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고, 이로 인한 가동률의 저하가 매년 6%에 달해, 경제적 손실이 매년 약 6조원(74억달러)을 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보일러 튜브사고는 지난 10년간 40,000건이나 계속해서 발생되고 있으나 방지대책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 이에 대한 연구가 많이 수행 되어왔다. 이와 같은 배경으로 미국전력연구소(EPRI)는 1987년 11월에 처음으로 보일러 튜브 파손에 관한 국제회의를 개최하였으며 여기서는 보일러튜브의 파손원인과 잔여수명평가 및 대책 등에 대해 47편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또한 미국에서는 최근, 잇달아 길이 방향 용접배관(seam-welded pipe)의 파손사고가 발생해, 이 사고를 계기로 증기배관의 잔여수명평가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해서도, 1986년 6월에 EPRI,미국기계학회(ASME) 등이 공동 개최한 화력발전소의 수명연장과 평가에 관한 국제회의와 그후 1988년 6월에 네덜란드에서 개최된 설비 기기수명의 연장과 평가에 관한 국제회의에서 대책이 논의되었다.

각국의 연구개발 상황을 보면 우선 미국에서는 EPRI가 미국내외의 기관과 협력하여 보일러/터빈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잇고, 보일러 내압부의 크리프에 의한 잔여수명 평가 기술의 개발과 보일러 튜브 파손에 대한 방지대책 지침서의 작성을 완료하였으며, 현재는 터빈로터의 비파괴적 손상평가기술 등의 개발을 진행시키고 있다. 또 EPRI에서는 이와같은 잔여수명평가 연구와 함께, 미국 내에 산재한 600개 이상의 전력회사가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명연장에 관한 가이드라인의 작성도 영국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보일러의 신뢰성을 중시하여 보일러 튜브와 헤더, 특히 서로 다른 재지의 용접부에 중점을 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석탄 화력설비의 비율이 비교적 높고, 그 중에서도 15만 시간 크리프 파단강도에 의거하여 설계된 500MW 설비의 운전시간이 8~12만 시간이 되어, 수명연장을 위한 잔여수명 평가연구가 구 중앙전력청(CEGB, Electricity Generating Board)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이제까지 연구개발에서는 헤더에 주력을 두고, 헤더의 크리프 수명을 3단계로 평가하는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단계별로 평가 정확도의 신뢰성이 높아지도록 배려되어 있다. 제1단계에서는 설계 데이터 또는 운전 데이터 등에서 선형 손상법칙에 따라 해석적으로 수명을 평가하고, 제2단계에서는 그것을 측정한 요소의 치수와 실측한 금속온도 데이터를 써서 수명평가 잔여수명을 실측하도록 되어 있다. 그 외에도 증기배관, 터빈로터 등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으며, 소형시편(miniature specimen) 채취법, 일정응력 온도가속시험법(iso-stress법), replica의 정량화를 위한 수법(A para-meter법 등)의 개발 등 실용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원자력 비율(약 3%)이 낮고, 25년을 수명으로 하는 화력설비 14,000MW가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그 때문에 보일러헤더, 증기배관을 중심으로 잔여수명 평가연구를 하고 있으며, 평가시험에 의한 크리프손상의 실태파악, 래프리카법의 적용 등이 진행되고 있다. 독일도 석탄화력의 비율(약 30,000MW, 33%)이 높아서 잔여수명평가 연구는 영국, 네덜란드 등에 못지않게 행해지고 있다. 그 외에 프랑스, 벨기에, 덴마크, 이탈리아 등의 각국에 있어서도 이에 대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과학기술청에서 과학기술진흥 조성비에 의한 프로젝트, “구조재료의 신뢰성 평가기술의 개발에 관한 연구”를 1983년도부터 5년간에 걸쳐 실시하였다. 이 프로젝트에서 얻어진 잔여수명 평가에 관계되는 기본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고온손상평가 매뉴얼이 작성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 중에는 보일러 튜브 및 후육배관에 대한 잔여수명진단시스템이 제시되어 있는데 튜브 배관 모두 잔여수명을 3단계 절차에 의해 평가하도록 되어있다. 또한 통산성 자원에너지청은 1987년 5월에 누적운전시간 10만 시간 혹은 기동 정지회수 2,500회를 넘는 노후 화력설비에 대해서도 적절한 잔여수명진단을 실시하는 경우에 신설비와 같이 정기점검 간격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이 정기점검 간격을 연장하려면 잔여수명 평가기술의 정밀도 향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1988년부터 5년 계획으로 잔여수명평가기술의 실증시험 프로젝트를 발전설비기술 검사협회에 위탁해 실시하였다. 보일러/터빈 재료에 대한 비파괴적 손상평가법의 일부에 대해서는 이미 실제수명의 1/2에서 2배의 범위 내에 수명평가가 가능하다고 알려지고 있었으나, 발전설비시술 검사협회의 프로젝트에서는 이의 검증을 위해 보일러/터빈 실기에 의한 실증시험을 실시하여 해석적 방법, 비파괴적 방법, 및 파괴적 방법 등 일본에서 사용하고 있는 모든 잔여수명 평가기법에 대해 수명평가 정확도에 대한 종합적 평가가 실시되었다.

이상에서 설명한 연구 외에도 앞으로 잔여수명 평가의 정확도 개선을 위해서는 해석기술의 고도화, 경년열화 손상특성 등에 관한 잔여수명평가 데이터베이스의 구축, 경년열화 손상의 비파괴 검사기술의 개발과 정밀도 향상 등 기반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각각 기법의 특징을 살린 잔여수명 평가시스템의 체계화도 확립시켜야만 한다. 또한 최근에는 국제회의 등에서 수명 연장을 위한 규격 지침의 제정도 신중히 검토되고 있다. 이외에도 잔여수명 평가기법의 자동화도 잔여수명평가 기술향상에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수명평가 관련기술은 노후 발전설비의 수명연장에 유용할 뿐 아니라 새로운 발전설비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3. 앞으로의 수명평가 기술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잔여 수명평가 방법은 크게 (1)파괴적 방법 (2)비파괴적 방법 (3) 해석적 방법으로 분류된다. 구조물의 사용 재료와 사용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여 평가하려면 실기로부터 소형 시험편(Miniature Specimen)을 직접 재취하여 크리프 파단시험 등을 하여 잔여 수명을 구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모든 부품이나 부위에 적용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또한 극히 제한된 부위에서만 시험편을 채취할 수 있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또한 극히 제한된 부위에서만 시험편을 채취할 수 있다는 제약이 뒤따른다. 비파괴적 방법은 실기를 크게 훼손시키지 않고 손상 상태를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손상량의 정량화와 추정 손상량의 정확도 향상이 문제점으로 남아 있다. 해석적 방법은 실기로부터 시험편을 채취할 수 없거나 비파괴적 방법으로도 곤란한 경우 간접적으로 손상을 평가하는 방법으로서 미사용재에 대한 실험 데이터가 있다면 추정 정확도가 상당히 좋으며 운전 조건이 변하는 경우에도 이를 고려하여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파괴적 방법이나 해석적 방법은 평가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나 비파괴적 방법은 비교적 손쉽게 단시간 내에 많은 위치를 진단할 수 있고 정기적인 진단도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종래의 정기점검에 주로 사용된 육안검사 침투탐상검사, 자분탐상검사 초음파탐상검사 등과 같은 비파괴 결함 검사는 거시적인 균열이나 결함만을 검출할 수 있으며 균열이 발생될 때까지의 평가 즉 수명 소비와 손상 정도를 검출하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따라서 재료가 열화됨에 따라 물리적 성질 및 미세조직이 변화되는 것에 착안하여 그들의 변화량과 손상도 또는 열화도와의 관계를 정량적으로 파악함으로써 잔여 수명을 진단하는 즉 균열 발생 이전의 손상을 포함함 조기 손상을 검출하는 비파괴 손상 검출 기술이 여러 방면으로 연구되고 있다.

비파괴적 손상 검출 방법에는 표면복제법(금속조직관찰법), 경도법, 전기저항법, 전기분극법, 입계부식법 등이 보고되고 있다. 외국의 경우 이들에 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부는 실용화되어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에는 노후화된 고온 사용 설비가 상당 수 되기 때문에 설비의 안전성이나 경제적인 운용을 위해서 이들의 손상 정도를 정기적으로 진단할 필요성이 매우 크나 이에 대한 연구 성과는 외국에 비하여 많은 편이 아니므로 앞으로 이에 대한 많은 노력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 것이다. 또한 기존 기술의 습득 및 손상 평가의 정확도 향상, 새로운 방법들의 개발 그리고 이들의 현장 적용 등을 위해서는 실기 사용재의 입수, 정보교환, 전문가 시스템(Expert System) 개발을 위한 D/B 구축 등 산학연의 협동이 절실히 요구된다.